- 구취는 코질환이다.jpg (40KB) (258)
구취는 코질환이다.
대인관계를 자신 없게 하는 향기롭지 않은 입냄새 때문에 치료받으러 온 50세의 남자 환자가 있었다. 가끔 상대하는 사람들 중에 가끔 입냄새가 느껴지면 싫곤 했는데,
그런 입냄새를 풍기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나서는 누구하고 만나서 말을 하는 것이 자신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입에서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는 것을 아내를 통해서 알게 된 것이지 본인 스스로는 자신의 입냄새를 맡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 환자뿐 아니라 그동안의 임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대부분의 경우 환자들이 심한 구취를 갖고 있으면서도 정작 스스로는 심한 구취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구취가 발생하는 원인들이 적혀져 있는 교과서에 의하면 정말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지만, 비염 축농증으로 인한 구취가 가장 악취가 심하고 심각한 증상이고,
일반적이고 흔한 증상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내가 환자들을 치료하는 자세는 거의 얼굴을 정면으로 맞댄 상태로 손바닥 한 뼘 정도의 간격만을 두고 비강 안을 살펴보게 된다. 숨을 죽이고 집중하면서 비강 안을
치료하는 시간 동안은 페이스마스크를 쓰기는 하지만 환자의 호흡을 통해서 전해지는 냄새를 가장 직접적으로 맡을 수 있게 된다. 환자가 방금 전 먹은 음식의 냄새를
고스란히 맡으면서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냄새는 일상적이고 친근하고 부담스럽지 않다.
그리고 비염 축농증 환자라고 해도 모두에게서 동일한 정도의 구취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입으로 숨을 쉬게 되는 정도만큼 구취의 악취의 정도가 심해진다.
또 구취를 자주 대하다보니, 비염 축농증이 심한 경우에 나타나는 특징적인 구취의 냄새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특징적인 냄새는 거의 환자들마다 비슷하다.
고유의 특징적인 악취가 있다. 하수구 냄새보다 더 심하고 농축된 강한 악취인데, 정작 본인들은 본인들에게서 풍기는 그렇게 심각한 구취를 알지 못한다.
얼마나 환자의 구취가 심한지 치료 중 심호흡으로 공기를 많이 들이마신 후 숨을 멈춘 상태에서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구취를 치료하겠다고 마음먹은 환자들은 일단 치과를 들른다. 기본적으로 스켈링 치료를 받는다. 그리고 위장 검사와 치료를 해보고 온다. 그러나 치과상으로도 문제가
없고 소화기능이나 장에 문제가 없는데도 심각하게 발생하는 구취에 대해서는 거의 대책이 없다. 내과적으로 특별히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이 없고 신경 쓸 일로 마음을
끓이는 문제도 없다. 그런데 구취가 심하다. 한약도 먹어보고 병원도 가보지만 만족할 만한 효과가 없다.
오래 전 구취와 비염이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도 환자를 통해서였다. 광주에서 서울에 있는 한의원까지 치료를 받으러 왔었던 예쁘장한 9살 난
여자아이였는데, 딱 한번 치료했다. 두 번째 내원했을 때, 그 아이의 보호자인 아빠는 나와 얼굴이 마주치자마자 놀라움과 고마움의 감탄사를 쏟아냈다.
딸아이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구취가 심했단다. 아이한테 느껴지는 심한 구취 때문에 마음고생을 했는데, 한 번 치료를 받고 나서는 그 고약한 입냄새가 싹 없어져서
너무너무 신기하고 고맙다는 말이었다. 나는 코막힘을 치료했을 뿐인데 말이다. 나도 깜짝 놀랬었다. 아, 그럴수도 있구나 했었다. 그게 비염과 구취를 연결해서
관찰하기 시작한 첫 사건이었다.
현재 환자들이 구취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코치료를 받으러 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제는 경미한 구취로부터 아주 심각한 악취수준의 구취라 할지라도 코치료로
비강과 부비동의 공간이 살아나는 만큼 거의 예외 없이 구취가 호전되는 임상결과를 갖게 되었기 때문에 구취에 대해서도 구취는 부비동 질환이라고 정의하고 싶어졌다.
구취를 없애기 위해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말한다. 구취는 코질환이므로 코를 치료해야 한다라고.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을 대하다보면 정말 구취가 심한 분들이 많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본인들은 잘 모른다. 구취가 심하신 어르신들은 분명히 입을 벌리고
잠을 잘 것이다. 제발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주무시라고 잔소리에 또 잔소리를 한다.
항상 자전거를 타고 침을 맞으러 오시는 정정하신 84세의 할아버지가 있었다. 허리 무릎이 아프고, 발끝이 시린 증상으로 오신다.
이 어르신은 코치료를 해드린 적이 없다. 코는 너무나 뻥 뚫려 있었고 어르신도 코막힘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코치료를 해달라고 하셨다.
내가 여기서 놀란 것은 평생 없었던 알레르기 비염이 3년 전부터 생겼다는 것인데 연세가 많아서도 알레르기 증상이 생길 수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봄을 맞이해서 갑자기 쏟아지는 맑은 콧물 때문에 코치료를 받기 원하셨는데, 내가 이 어르신을 대할 때마다 힘들었던 것은 너무 구취가 심하기 때문에 가까이 다가가서
말씀을 나누기가 어려웠었다는 것이다. 그 분이 다녀가시면 치료실 작은 공간이 그분의 냄새로 가득찼었다. 나는 옳다구나 하는 마음으로 작심을 하고 코치료를 했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한 콧물은 둘째 치고 구취를 없애기 위해서 치료를 했다. 그래서 일단 구취를 없애는데 성공을 했다.
이 어르신은 코막힘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구취가 심했었다. 지금 구취를 궁극적으로 없앨 수 있게 되고 구취의 정도만큼 비강과 부비동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라고글을 쓸 수 있게 되기까지 30년 가까운 임상이 필요했다.
이 어르신의 경우에 대한 대답은 이렇다.
코막힘이 없고 코로 숨을 쉬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하더라도 어느 한곳 부비동으로는 공기가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비강과 부비동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과열방지장치로서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열이 해결되지 않는 만큼 그 열은 입안의 침과 풍부한 영양물질을 발효 부패시키기 때문에 악취를
발생시킨다. 코에 공기가 조금만이라도 더 들어가게 되는 것은 선풍기가 1단으로 돌다가 2단으로 돌게 되는 것처럼, 과열방지장치의 기능이 상승되어 입안에 미치는
열감이 줄게 된다. 열감이 줄게 되면 입안의 영양분의 부패가 줄게 된다. 그래서 구취가 줄게 된다.
궁극적으로 구취가 없어지는데는 역시 사골동의 기능이 가장 중요한듯하다. 사골동의 공간까지 코숨이 잘 쉬어지게 치료하는 기술이 개발된 후로 구취에 대한
호전 속도가 빨라졌고, 구취도 비강과 부비동 기능이 온전한지를 판단하는 한 가지 기준이 되었다.
코가 괜찮은 것 같은데도 구취가 있다면 그것은 코가 괜찮은 것이 아닌 것이다. 구취가 없어질 정도로 괜찮은 코치료를 받기를 권해본다.
글 시작에 구취 치료를 원했던 환자도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었다.
그 분이 갖고 있는 임상증상은 구취 말고 많았다. 어릴 때부터 잦은 감기로 개근상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겨울마다 기침 감기를 하지 않은 적이 없고
두 달 정도씩은 기침을 해왔다고 한다. 눈은 피로를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항상 충혈되어 있는 편이고 익상편이 자라고 있었다. 뒷목 어깨가 항상 묵직했고,
무엇보다 자고나면 입이 마르고 설태가 입안에 가득해서 침을 삼킬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이번 겨울 기침 시작하기 전에 코치료를 받으면서 기침 없이 겨울을 나고,
아침 샤워후 벌개지던 눈동자가 맑아졌으며, 머리가 말할 수 없이 깨끗해진 느낌과 자고 난 후의 개운함에 행복해했다.
입을 테이프로 붙이고 자는 것도 매우 중요한 것 같다면서 테이프를 붙이지 않고 자면 입으로 숨을 쉬는지 아침에 설태가 다시 낀다고 했다.
무엇보다 구취가 없어져서 마당발인 아내의 정보력으로 시작할 수 있었던 치료에 대해 아내한테 매우 고마워하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
이전 글
-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