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숨은 코 질환에 한약을 처방하지 않습니다.
비점막어혈증상으로 인한 코골이 / 이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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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점막어혈증상으로 인한 코골이


55세의 남자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심해서 찾아왔다.
​코골이 때문에 목젖절제술을 두 번이나 시술받았다.
​보통 키에 매우 뚱뚱한 몸무게를 갖고 있어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코골이가 심해보이는 환자였다.
​코가 답답해서 비염레이저 수술도 세 번이나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열심히 수술을 받았음에도 수면무호흡증이 편해진 것은 느끼지 못하겠다고 한다.
고흥에 사시는 분이라서 “가까웅께 기냥 치료받으러 다녀볼라요.”하신다.

 
일단 콧바람을 불어보라고 하니 양쪽 코 모두다 조금 답답하기는 하지만 공기가 통한다. ​그런데도 환자는 ‘코가 꽉 막혀 있다.’ 라고 표현한다.
​이런 표현은 주의해서 듣고 얼마나 답답한지 언제부터 그렇게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했는지 자세히 물어야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경우 콧바람이 조금만 통해도 답답하다고 말하지 않지만 비점막어혈증상의 경우 이런 표현을 하게 된다. 
비점막어혈증상이 있다면 휠씬 더 치료를 섬세하게 해야하는 증상이다.


​석션기로 비강과 부비동 안에 농이 있는지를 확인해보았다. 석션기로 빠져 나오는 농은 거의 없는데, 석션을 하고나니 코가 더 꽉 막힌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음이 확실하다. 다시 뚫릴 때까지 기다린다. 다시 비강 안을 살펴보니 자그마한 폴립도 보인다. 산 너머 산이다. 
그래도 여러 번 비강 레이저 수술을 해서 그런지 공기가 통하기는 하는데, 본인은 코막힘이 심해서 밤이건 낮이건 코로 숨을 쉴 수 없다고 한다. 
이런 코골이를 치료할 수 있을까?

 
코막힘으로 코골이가 심하고 수면무호흡증까지 심하게 나타나는데, 목젖절제술을 두 번이나 시술 받았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사래 안걸리세요?” 하고 물었더니 시술 받은 지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신맛음식에 사래가 잘 걸리고, 밥 먹으면서 자주 사래가 걸릴 뿐 아니라 침을 삼킬 때도 
사래에 걸리곤 한단다. 처음 수술 받았을 때는 초기에만 사래에 걸리고 시간이 지나니 사래 걸리는 일이 없어졌는데, 두 번째 수술 이후에는 사래에 
자주 걸린다고 했다.
목젖이 하는 역할이 있는데, 과도하게 절제되면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전에 치료했던 코골이로 목젖을 절제 했던 60세의 성악가의 탄식이 떠오른다. 
“목젖을 다시 자라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했던.


일주일에 두 번씩 치료를 해 나갔다. 처음에 물혹을 몇 번 떼어냈다. 경미했던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도 거의 없어졌다. 그런데도 코바람은 강해지는데 환자 본인은 
코막힘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항상 막혀 있다고 한다. 눕기만 하면 코가 막혀서 밤에는 코로 숨을 쉴 수가 없다고 한다. 
이것이 비점막어혈증상을 갖고 있는 환자들의 특징이다.


 
​폴립이 없어져도 육안으로 보이는 코막힘이 없어도 환자 본인에게는 막혀 있는 느낌이 있는 것. 비강 점막이 건강하다면 비록 코막힘이 있어도 그 느낌이 
없는 것이 정상이며, 한쪽 코로 숨 쉬는 것이 가능하다면 어느 쪽 코가 막혀 있는지 느끼지 못하는 것이 정상이다. 이것이 코의 신비이다.

 
​나는 ‘다 좋아지니까요, 그냥 속는 셈 치고 치료받으러 오시기만 하면 됩니다.’ 라고 대답한다.


스무 번이 넘고 서른 번 가깝게 치료를 했다. 스무 번이 넘어도 코 안이 답답한 것이 줄기는 했지만 그래도 답답해서 숨이 편하게 쉬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서른 번이 가까우니 비로소 숨이 편하게 쉬어진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이제 코막힘이 없다고 한다. 입을 테이프로 붙이고 자면 테이프가 밤새도록 붙어 있단다. 
뚱뚱한 분이니, 코골이는 좀 남아 있다. 음주와 피로로 심하게 골 때도 있다. 그러나 입으로 숨을 쉬지는 않으며, 자고 나서 목이 마르지도 않으며 물론 걱정되는 
수면무호흡증은 거의 없어졌다.

 
코골이가 전혀 없다면 좋겠지만, 코를 좀 골아도 봐줄 수 있다. 그러나 코골이가 전혀 없더라도 이 사람이 입으로 숨을 쉰다면 이것은 용서할 수 없다.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머리의 과열방지장치인 코의 기능을 작동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수준 높은 삶의 질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이 환자의 경우는 비점막어혈증상을 해결하는 것이 코골이 치료의 관건이었다.
코막힘의 질도 사람마다 다 다르다. 조금만 치료해도 100%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육안으로 코막힘이 전혀 없는 것 같아도 코로 숨을 쉬지 못하는 
사람까지 있다. 임상경험이 늘어나면서 이런 모든 상황의 답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훨씬 여유 있게 환자들을 설득하고 위로할 수 있게 되었다.